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운동 중 옆구리가 땡기는 이유는 단순한 체력 부족이 아니다. 횡격막 경련설과 복막 마찰설, 두 가지 대표 이론을 통해 ‘운동 유발성 일과성 복통(ETAP)’의 과학적 원인을 분석한다.

달릴 때 옆구리가 아픈 이유, 단순한 체력 문제가 아니다
조깅이나 달리기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옆구리가 ‘찌릿하게’ 혹은 ‘쑤시는 듯이’ 아픈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.
이 현상은 ‘운동 유발성 일과성 복통(Exercise-related transient abdominal pain, ETAP)’으로 불리며,
성인뿐 아니라 청소년, 심지어 운동선수에게도 흔히 발생한다.
많은 사람들이 이를 체력 부족으로 오해하지만, 실제 원인은 횡격막 경련설과 복막 마찰설로 설명된다.
두 이론 모두 복부 장기와 호흡근의 상호작용, 그리고 신경 자극을 중심으로 이해할 수 있다.
횡격막 경련설: 호흡근의 피로가 만드는 통증
횡격막은 흉강과 복강을 구분하는 큰 근육으로, 우리가 숨을 쉴 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.
운동 중에는 호흡량이 증가하면서 횡격막이 끊임없이 움직이는데,
이 과정에서 산소 부족(hypoxia)이나 근육 피로가 누적되면 일시적인 경련이 생길 수 있다.
특히 숨을 헐떡이며 불규칙하게 들이마시는 경우, 횡격막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여 옆구리 아래쪽에서 통증이 발생한다.
이 통증은 주로 오른쪽에서 나타나는데, 이는 간(간장)이 횡격막 아래에 위치해 있어 하중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.
결국, 호흡 리듬이 불안정하거나 복식호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 횡격막 경련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.
복막 마찰설: 장기의 흔들림이 복막을 자극한다
다른 유력한 설명은 ‘복막 마찰(peritoneal friction)’ 이론이다.
달릴 때 내부 장기들은 상하로 흔들리는데, 이때 복강의 내벽을 덮고 있는 복막(peritoneum)이 장기와 마찰을 일으킨다.
특히 위, 간, 비장 등의 장기는 인대(ligament)를 통해 횡격막과 연결되어 있다.
운동 중 호흡이 거칠어지거나 복부가 반복적으로 흔들리면, 인대가 긴장하면서 복막 신경을 자극해 날카로운 통증이 생긴다.
이 통증 역시 오른쪽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은데, 이는 간과 횡격막을 연결하는 인대인 간격막 인대(falciform ligament)가 자주 자극되기 때문이다.
즉, 복막 마찰설은 장기 움직임과 복막 자극의 상호작용을 핵심 원인으로 본다.
두 이론의 공통점과 차이점
두 이론 모두 호흡 패턴과 복부 장기의 움직임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.
하지만 작용 기전은 다르다.
- 횡격막 경련설: 근육 피로와 산소 부족에 의한 근육성 통증
- 복막 마찰설: 장기 흔들림과 복막 신경 자극에 의한 감각성 통증
즉, 전자는 호흡근의 생리적 문제, 후자는 복부 구조의 기계적 마찰로 설명된다.
최근 연구에서는 이 두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.
예를 들어, 복식호흡이 미숙하면 횡격막이 과긴장되고, 동시에 복부 장기 움직임이 커져 복막 마찰이 심해지는 식이다.
결국 ETAP는 단일 원인보다는 호흡–근육–장기 간 상호작용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.
옆구리 통증을 유발하는 추가 요인들
- 식후 운동: 위가 팽창된 상태에서 달리면 장기 하중이 증가하여 복막이 더 강하게 자극된다.
- 수분 과다 섭취: 위 내용물이 흔들리며 복막 자극을 악화시킬 수 있다.
- 복부 근육 약화: 복부 코어가 약하면 장기의 흔들림을 효과적으로 지지하지 못한다.
- 갑작스러운 페이스 변화: 호흡 리듬이 무너지면서 횡격막 수축이 불규칙해진다.
이처럼 복부 압력과 호흡 패턴의 변화는 ETAP를 유발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.
달릴 때 옆구리 통증을 예방하는 방법
- 복식호흡 연습: 달리기 중에는 가슴이 아닌 배로 숨을 쉬어 횡격막을 안정시킨다.
- 공복 또는 가벼운 상태에서 운동: 식후 2시간 이후에 달리는 것이 좋다.
- 워밍업 강화: 복부 근육을 미리 자극하여 신경과 근육의 반응성을 높인다.
- 속도 점진적 증가: 갑작스러운 페이스 업은 호흡 불균형을 초래하므로 천천히 속도를 올린다.
- 코어 근육 강화: 복근과 옆구리 근육을 단련하면 장기 흔들림을 줄여 복막 자극을 최소화한다.
이 습관들은 횡격막의 피로를 줄이고 복막의 마찰을 완화해 ETAP의 빈도를 현저히 낮춘다.
결론: 옆구리 통증은 몸의 ‘호흡 신호’다
달릴 때 옆구리가 땡기는 현상은 단순한 통증이 아니라, 호흡근과 장기의 협응이 깨졌다는 신호다.
횡격막이 피로하거나 복막이 과자극될 때 신경은 통증을 통해 균형 회복을 요구한다.
따라서 이 통증은 ‘문제’가 아니라 몸이 보내는 조절 신호로 볼 수 있다.
꾸준한 호흡 훈련과 코어 강화, 그리고 무리 없는 페이스 조절은 ETAP를 예방하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이다.
결국 달릴 때 옆구리가 땡긴다면, 그것은 몸이 “호흡 리듬을 바로잡으라”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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